작은 파이터의 성장기: 우리 아들의 첫 태권도 대회 도전기

둘째 아들은 초등학생 3학년이에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남자아이라 운동 한 가지쯤은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태권도학원을 보냈답니다. 다들 그렇지만 도장이 많고, 초등학교 근처에 가깝게 보낼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태권도를 가장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태권도를 한 지 3년이 다 되어 가지만 그리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고, 열정도 없어 보여서 그랬는지 관장님이 경험 삼아 구청장배 태권도 대회에 한 번 나가볼 것을 권유하여 이번에 나가게 되었답니다. 

구청장배 태권도 한마당 대회-은메달 딴 후 기념사진

구청장배 태권도 한마당 대회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 고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구청장배 태권도 한마당 대회에 참석하게 된 저희 초등 3학년 아들은 난생처음 참여해보는 대회라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어요. 그렇지만 태권도에 그리 열심히 하는 편도 아니고, 그리 취미를 붙이고 있지 못해서 다른 사람들 하는 모습을 보고 좀 열정을 가질까 하고 참여시켜보았답니다.

 

대회 시작 전 구청장님과 구의원님 등의 축사등이 끝나고, 대학생 누나와 형들의 태권도 시범식의 멋진 퍼포먼스와 다른 태권도 학원 아이들의 시범단 모습이 굉장히 멋지게 본 엄마와는 달리 저의 둘째 아이는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다가 저한테 엄청 혼나기만 했답니다. 아휴, 그놈의 핸드폰을 두고 오는 건데. 여기까지 와서 핸드폰 보느냐고 혼났지만 아마도 긴장해서 그런지, 시범단의 잘하는 모습을 보고 나니 더 떨려서 그런지 계속 다른데 신경을 돌리고 있더라고요.

 

멋진 시범단 경기가 한 시간가량 이어진 후 곧바로 태권도 한마당 대회가 시작되었어요. 겨루기, 품새, 스피드 발차기 등의 세 가지 종목이 있었는데 저희 아이는 아직 품띠가 안돼서 겨루기는 못하고 품새에 참가했어요. 두 명씩 대결해서 두 개의 조에서 승리한 사람이 올라가는 식의 대련표였는데, 저희 아이는 대련하는 사람이 없어서 부전승으로 올라간 건 안 비밀이에요. 그걸 알면 자존심 상할까 봐 말을 안 했어요.ㅎㅎ

구청장배 태권도 한마당 대회-대결 후 돌아가는 장면

품새 종목 참가

저희 아이와 품새 겨루기 한 아이는 다른 아이와 겨룬 후 승리해서 올라왔고, 저희 아이는 부전승으로 첫 대결 만에 졌지만 은메달을 수여했답니다.^^;; 

 

처음부터 계속 떨린다고 하더니 품새 겨루는 도중 동작이 생각이 안 났는지 너무 대놓고 옆에 아이를 보는 모습이 저도 그리 느꼈지만 심사위원 분들도 그리 생각하셨을 듯해요. 심사위원 세 분이 청홍 깃발을 들고 있다가 잘하는 아이의 깃발색을 올려서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저희 아이는 한 표도 받지 못했어요.ㅠㅠ

 

아이가 속상해할까 봐 걱정했는데, 역시 아이답게 은메달 받았다고 좋아라 하기만 하더라고요. 관장님과 제가 아이 기죽을까 봐 처음 참가한 거 치고 은메달이면 잘한 거라고 얘기해 주었더니 풀죽지 않고 기뻐해서 다행이었어요. 이러면서 다 배우는 거라고,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고 그랬더니 은메달 땄다고 친구들한테 문자 보내고 있더라고요.ㅋㅋ

구청장배 태권도 한마당 대회-은메달 딴 직후 승리의 V

초등학생의 대회 참가 의미

초등학생에게 대회 참가의 의미란 '경험 쌓기, 자신감이나 자존감 향상, 사회성 기르기 측면'이라 생각돼요. 이번 태권도  대회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회라서 그런 측면에서 부모님들이 참가시키지 않았나 싶어요. 저 역시도 그런 의미에서 참가시켰고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대회라든지 경기 등에 참여해 볼 경험이 많이 없기도 하고, 또 그런 곳에 참여해서 승패에 따라 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에 따라 배우는 경험치 또한 크다고 생각되거든요. 

 

대결에서 졌다고 속상해서 우는 아이도 있었고, 한 편에선 이겼다고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하는 아이도 있었고, 그냥 관장님과 부모님 따라서 멋 모르고 와서 대회에 출전한 유치원생들도 보였답니다. 그런 어린아이들이 뭘 알까 싶지만 작고 소중한 아이들의 경험이 앞으로의 본인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