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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맛집 상화오리 – 오리백숙과 오리불고기의 진수를 맛보다

kidcook 2025.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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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이들과 경주에 1박 2일로 시부모님을 모시고 방문하게 되었어요. 올해는 뭐가 그리 바쁜지 아이들과 많이 놀러 다니지 못해서 미안했는데, 마침 큰애가 경주에 가고 싶다고 한 터라 경주 풀빌라 예약 후 시부모님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야 돼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남편 친구 한 분이 경주에 십여 년 넘게 살고 있어서 경주에 어른들 모시고 갈 만한 집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경주 로컬 맛집이라며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없이 바로 전화드려서 당일 예약을 하고 방문했어요. 과연 그 맛은 어땠을까요.(25.6.27 방문)

상화오리-입구
상화오리-입구

상화오리 기본정보

상호명 상화오리
주요 메뉴 오리불고기, 한방녹두 오리백숙, 훈제오리 등
메뉴 특징 전통 한식 오리요리 전문, 약초와 함께 슬로우쿡 방식 조리
분위기 넓은 홀, 넉넉한 좌석, 단체룸 완비, 가족 및 모임에 적합
가게 특징 신선한 재료 사용, 넉넉한 양, 정갈한 반찬, 깔끔한 인테리어
기타 지역 블로그와 SNS에서 자주 소개, 깊고 구수한 맛으로 유명

상화오리 가게 내부

상화오리-가게 내부
상화오리-가게내부

저희가 방문한 날이 금요일 낮이어서 저희가 첫 손님이더라구요. 그래서 가게 내부를 찍을 수 있었답니다. 넓은 터에 가게를 지으셔서 주차장도 엄청 넓고, 가게 내부도 넓어서 단체로 와도 수용 가능하겠더라고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내부가 깔끔하고 인테리어도 심플하지만 주변이 텃밭으로 꽃이며 풀들이 많이 심어져 있어서 전원주택에 방문한 느낌이 들어서 고즈넉한 분위이가 좋았어요.

오리불고기와 오리백숙, 그 맛은 어땠을까

시어머님이 육류를 좋아하지 않으셔서 잘 드시지 않으시는데 무릎을 다치신 후로 골다공증 진단도 함께 받으셔서 요즘은 육류를 드시고 있어요. 그런데 다른 육류보다 오리고기는 잘 드셔서 방문한 이유가 컸어요. 아이들도 동반해서 간 터라 오리백숙은 한약재료가 들어간다고 해, 잘 먹지 않을 듯해서 오리불고기도 함께 미리 주문했어요. 

기본상차림

상화오리-기본상차림
상화오리-기본상차림

도착하니 기본 상차림이 되어 있더라구요. 왼쪽 위부터 돌나물무침, 왼쪽 아래는 상추겉절이, 중간은 상추쌈과 마늘, 쌈장이 있고요. 오른쪽에 초고추장과 함께 있는 나물 3가지는 위부터 방풍나물, 아래는 꼬시래기, 그 옆은 참나물 데친 것이었어요. 오른쪽 아래에 있는 건 멸치 무침이었는데, 마른 멸치와 양파를 초고추장에 무쳐서 색다른 맛이었답니다. 오리고기만 먹다가 약간 느끼해질 만할 때 함께 먹으니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서 궁합이 잘 맞더라고요. 

 

사장님이 방풍나물은 갯방풍이라 중풍을 예방하면서 몸에도 좋고 귀한 거니까 남기지 말고 다 드시고 가라며 설명도 자세히 해주셨는데, 정말 음식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고, 조예도 깊으신 것 같았어요. 덕분에 몸에 좋고 흔히 보기 어려운 귀한 갯방풍도 맛보았답니다. 저도 음식을 먹어보고 드리는 일을 하고 있어서 방풍나물을 많이 접해보았지만, 이 시기쯤 방풍이 질겨지는데 정말 이 집에서 나온 방풍나물은 찐이더라구요. 부드럽고 향도 진해서 먹을수록 매력적인 맛이었어요. 

뿐만 아니라 돌나물, 참나물, 꼬시래기, 상추 등도 신선하고 향도 좋아서 오리고기와 곁들여 먹기 참 좋았답니다.

오리백숙

오리백숙은 조리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한 시간 반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둬야 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이 11시쯤 전화로 예약했는데 사장님이 저희 오는 12시 반쯤에 맞춰서 준비해 놓으시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나올 거라며 오리백숙을 먼저 내어주셨어요. 

상화오리-한방녹두 오리백숙 국물
상화오리-한방녹두 오리백숙 국물

와, 이 비주얼 보이시나요. 정말 그냥 딱 봐도 뭔가 푹 우러난 곰국 같은 진한 국물 색과 건강한 느낌이 물씬 났는데요. 버너에 불을 켜서 국물이 데워지는 동안 한약재와 오리를 고와낸 냄새가 느끼함이 아닌 구수한 향으로 진동을 하더라고요. 냄새에 먼저 반했고요. 다음으로는 맛에 반했지요. 보통 오리백숙은 국물에 고기와 한약재 등을 함께 빠뜨려서 내주시는데, 여기는 국물을 따로 내주셔서 색다른 방식이었어요. 초등학생 입맛 남편이 보통때는 백숙은 근처에도 안 가는데, 이날은 오리백숙 국물을 보더니 조금 달라고 해서 2그릇이나 클리어했어요. 초등학생 입맛 남편도 반한 국물 맛이었답니다.

상화오리-한방녹두오리백숙
상화오리-한방녹두오리백숙

어마어마하게 큰 접시에 오리 한 마리와 한약재, 부추찜, 큰 찰밥 한 덩어리가 세팅되어 나옵니다. 한약재가 함께 나와서 이렇게 세팅하는 이유가 있으시냐고 물었더니 사장님이 "이 약재를 모두 넣어서 고와냈다는 걸 보여드리려고 함께 세팅합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어쨌든 보여주는 것으로 한 번 더 믿음이 갔어요. 

어머님과 아버님께 오리다리 하나씩 떼어서 드리고, 국물도 함께 떠드렸는데 맛있게 잘 잡수시더라구요. 모처럼 만에 어른들 모시고 갔는데 안 드시면 속상하잖아요. 그런데 어머님도 아버님도 국물맛도 좋고, 고기도 냄새 없이 부드러워서 맛있다고 잘 드셨어요. 저는 결혼한 지 10년 넘었는데 저희 시어머님이 고기를 그렇게 잘 드시는 건 처음 뵈었답니다. 녹두가 더운 여름에 몸을 보호해주고, 해독작용을 해서 몸속에 노폐물을 배출해 주는 효능이 있다고 사장님께서 설명해주셔서 그런지 어머님이 녹두를 엄청 잘 드시더라고요.^^ 물론, 저도 녹두를 좋아해서 잘 먹는데 이 날도 어김없이 어머님과 쌍벽을 이루며 정말 많이 먹었어요. 고기도 먹고, 찰밥도 먹고, 녹두도 먹고 했더니 나중에는 숨쉬기 힘들 지경이었어요.ㅠㅠ

오리불고기

상화오리-오리불고기 한마리
상화오리-오리불고기 한마리

오리불고기는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서 주문했어요. 한약재 들어있는 오리백숙은 아이들이 안 먹을 것 같았거든요. 초등학생 입맛 남편도 백숙은 안 먹는지라, 세 사람을 위한 메뉴였답니다. 우선 재료는 양파, 대파, 새송이, 단호박, 떡볶이떡, 오리고기 이렇게 들어있었고요. 고기를 볶는 동안 일반적인 오리불고기의 향이 아닌 뭔가 다른 느낌이었는데요. 그게 뭘까 생각하다가 먹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보통 요즘 식당에선 고추장, 설탕 등 양념에 맵고 단맛을 많이 넣는데, 이 집은 텁텁하게 매운 고추장 맛이나,  인위적이게 단 설탕 맛보다는 고춧가루와 매실청이나 과일 또는 양파즙 같이 뭔가 깔끔하게 칼칼하면서 건강한 단맛이었어요. 출장을 많이 다녀서 외식을 많이 하는 남편이 고기 한 점을 먹더니 "어, 이 집은 뭔가 양념맛이 다른 집하 곤 다른데, 맵고 달고 그런 맛이 아니라 뭔가 담백하면서도 맛있게 당기는 맛이다."라며 칭찬을 하더라고요. 하도 외식을 많이 해서 웬만해선 밖에 음식을 맛있다고 잘 안 하는데, 초등학생 입맛 남편 입맛도 사로잡은 건강하게 맛있는 맛이었나 봐요.

며칠간 저온숙성을 해서 그런지 질기거나 잡냄새 없이 부드럽고 담백하면서 깔끔한 불고기 맛이 좋았어요. 둘째 아이는 입이 짧아서 밥 한 공기를 겨우 먹는 아이인데, 이날은 맛있다고 밥 한 공기 추가해서 먹었답니다.

총평

사실 부산에도 오리고기 잘하는 집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이날 상화오리에서 만난 오리백숙과 오리불고기는 요즘 대중적인 음식들과는 좀 다른 슬로 푸드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장님의 음식 철학과 애정이 남다른 모습에 살짝 감동받기도 했고요. 이런 음식점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들더라고요. 손님 많이 와서 빨리 많이 파는 게 우선인 사장님들도 있으신데 하나하나 설명해 주시면서 몸에 좋은 재료 많이 드시고 건강해지시라는 덕담도 해주시는 따뜻함과 친절함에 감동받았답니다.

 

물론, 저희 테이블이 첫 손님이었고, 평일이라 시간적인 여유도 있으셔서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겠지만요. 손님 없어도 홀에 라운딩 안 하고 카운터만 지키시는 사장님들도 계신데 직접 손님 테이블에서 정성 어린 설명이 참 감사했답니다. 모쪼록 사업번창하셔서 오래오래 가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경주에 가게 되면 또 들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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